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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의 희망 만들기

<1>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얼마나 될까? 본문

저탄소 대안경제론 마당/탈자동차론

<1>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얼마나 될까?

창아 2013.08.09 22:52

저탄소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일이 우리 사회의 대량생산 및 소비구조를 바꾸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대량생산 및 소비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들의 생활양식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하나가 자동차에 매이지 않는 생활이다. 일면 수긍은 하지만 자동차 없는 우리들의 생활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여기서 탈자동차론은 자동차 없는 사회가 아니라 자동차의 이용을 최소화하고 저탄소 대안교통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편리함에만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과연 자동차란 무엇인가. 우선 자동차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부터 한번 생각해보자.

경제학자 우자와 히로후미(宇沢弘文)는『자동차의 사회적 비용(自動車の社会的費用)』(1974)이란 책에서 도쿄도를 모델로 해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였는데 1974년 현재 자동차 한 대당 약 1200만 엔(약 1억5000만 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과를 산출해내고 있다. 1970년 일본의 교통사고사망자는 연간 1만6000여 명이었는데 1973년도 도쿄도를 기준으로 해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을 이렇게 계산해놓았다. 너비 5.5m의 도로 약 21만 km에 해당하는 용지비용과 보차도 분리 등 관련 건설비 총액은 24조 엔이고 이를 당시 등록차량 수인 200만 대로 나누면 1대당 1200만 엔이 나오고 이를 이자분만 부담한다고 해도 한 대당 연간 200만 엔이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자동차를 직접 이용하는 사람이나 택배 등 트럭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비이용자가 지불한 세금을 연 100만 엔 단위로 빼내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사회적 비용’이란 개념은 어떤 경제활동이 시장 거래를 거치지 않고 제3자나 사회 전체에 직접적, 간접적 피해를 주는 ‘외부 불경제’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이 외부 불경제 가운데 발생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을 1950년 카프(K.W.Kapp)가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라 이름 붙였는데, 우자와의 연구는 이를 자동차에 적용해 계산한 것이었다.

우자와는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재론(再論)」(『세카이(世界)』, 1990년 9월호)’에서 오늘날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 우자와는 도쿄도의 도로연장은 1989년 현재 1만8988km이고 도쿄도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1990년 현재 442만9000대로 1만8988km의 도로에 대해 도로구조 변경을 위해 필요한 투자액은 용지취득비 343조6700억 엔, 보도 및 완충대 설치비 1조3671억 엔해서 모두 합하면 약 345조 엔이다. 자동차 도로 확충을 위한 총 투자액을 도쿄의 총 자동차 등록대수로 나누면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1대당 무려 7790만 엔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자와의 이러한 계산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에 대해선 고지마 히로유키(小島寬之)가 쓴 『확률의 경제학』(2004)을 보면 우자와 이전의 연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다. 우자와 이전의 연구로는 다음 3가지가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일본 운수성(運輸省)이 1968년에 행한 계측에서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을 대당 7만 엔이라고 발표했다. 그 결과에 불복한 일본자동차공업회가 독자적으로 다시 계산해 1971년에 자동차 한 대당 사회적 비용이 6600엔이라고 보고했다. 그 후 노무라종합연구소가 한 대당 17만8960엔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자와는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이 대당 연간 약 200만엔(이자분 부담만)이라는 자릿수 자체가 다른 큰 액수를 내놓았다.

어떻게 해서 기관마다 이렇게 현저한 차이가 벌어졌을까. 그것은 계산 방식의 발상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우선 운수성의 방법을 보면 운수성은 교통시설의 정비, 자동차 사고의 손실액, 교통경찰비, 교통의식 홍보비, 도로 혼잡에 의한 손실 등을 계산하고 그 합계액의 증가분을 자동차 증가분으로 나누어 값을 산출했던 것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보고서는 운수성의 계산 방식에다 배기가스에 의한 환경오염 비용을 보탠 점이 특기할 만하다. 그런데 우자와는 이러한 산출방법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우자와는 ‘자동차의 존재로 인해 무엇을 잃고 있는가’, 다시 말하면 ‘자동차사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를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불렀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시민은 모두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누릴 권리, 자유롭게 길을 걸을 권리, 생명을 위협당하지 않을 권리를 갖는데 자동차의 존재가 그러한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본 우자와는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얼마만큼의 투자가 필요한가를 계산에 넣었던 것이다. 그는 시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최소한 차도를 좌우 4m씩 넓히고 보도와 차도를 가로수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그 비용을 자동차 한 대당 최소 연간 200만 엔으로 잡은 것이다.

자동차-사회적 비용-김해창

아파트단지에 주차된 자가용 승용차들


고지마 히로유키(2004)는 자동차가 시민에게 가져다준 피해에 대해 ‘호프만 방식’과 ‘우자와 방식’이 정면 대립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호프만 방식은 ‘그 사람이 예전 그대로 건강하게 살았다면 얻었을 이익을 금전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교통사고나 환경오염의 피해를 어림잡는다. 예를 들면, 평균수명을 70년으로 보고 사고사의 평균연령 37세를 뺀 평균적인 수명 33년에 1인당 GDP 액수를 곱하고 거기에 사고사망자 수를 다시 곱한다. 이는 자동차로 생명을 잃는다는 부조리나 유족의 인간적인 고통과는 무관한 계산이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우자와 방식는 ‘시민에게 자동차가 없었을 때 누릴 수 있었던 시민적 자유, 문화적 생활을 현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최소한 필요한 금액’으로서 피해액을 계산한다. 호프만 방식은 ‘현재부터 장래에 걸친 최적화’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자동차가 존재하는 현상 자체를 이미 어쩔 수 없는 기정사실로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반면에 우자와 방식은 자동차사회라는 현상이 ‘과오에 의한 선택’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시민이 ‘자동차로부터 위협당하지 않았던 세계’를 현상의 전제로 삼고, 그것을 위해 도로 폭을 충분히 넓히고 가로수로 자동차와 보행자를 격리하며 보행자가 사고로 죽지 않고 환경오염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비용을 계산한다. 우자와의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미래에 대한 지불일 뿐 아니라 과오가 있었던 과거를 최적화하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과연 우리사회에서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우리사회는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물리고 있는가 한번쯤 깊이 자문해볼 일이다.

가미오카 나오미(上岡直見)는 『자동차의 불경제학(クルマの不経済学)』(1996)에서 ‘노상주차의 사회적 비용’ 또한 엄청나게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상주차의 경우 승용차 1대당 1.6명이 승차한다고 가정할 때 1시간에 750대의 차가 다니는 길에 승용차 1대가 노상주차를 하면 시간당 400대, 즉 640명의 도로 이용기회가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일본인 1명의 평균 시간가치를 39.3엔으로 치면, 시간당 150만9000엔의 손해가 발생하게 되는데 가미오카는 결론적으로 노상주차의 경우 분당 2만5150엔(약 25만원)의 벌금을 징수해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또한 가미오카는 자동차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첫째, 1년에 약 1만 명의 생명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셋째, 건강이다. 즉 천식, 호흡기장애, 꽃가루알레르기, 환경호르몬과 다이옥신의 증가, 뼈나 근육의 퇴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넷째, 자동차로 인해 위협을 느끼거나 보도의 무단주차 또는 배기가스 등으로 인해 즐겁게 걷거나 자전거를 탈 권리를 빼앗긴다는 것이다. 다섯째, 경관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여섯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에 니시지마 사카에(西島榮)가 쓴 「자동차와 계층사회」라는 글에서 지적한 것인데 이를 잠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자동차의 앞을 꾸물꾸물 걷고, 길옆으로 비키지 않는 노인에 대해 욕을 하는 인간, 또는 가축을 몰아내듯 클락슨 소리를 내는 인간을, 우리들의 사회는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말았다. 자신은 맑은 공기와 편안한 음악과 최고로 살기 좋은 공간을 향수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배기가스와 소음과 흙먼지를 안겨주고도 태연한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간 1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무서운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말았다.” 일곱째, 자동차로 인해 조용한 생활이 사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2013년 8월 하순에 발간될 예정인 '저탄소 대안경제론(김해창, 미세움)' 중 '탈자동차론'의 맛보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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