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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넓고도 깊은 어메니티

창아 2013.08.09 23:02
제1장 넓고도 깊은 어메니티

 †가정강의 공부모임

 '백억인의 지구'라는 말이 있다. 아사히신문도 '백억인의 지구시대'라는 말을 썼다. 유엔통계에 따르면 2071년에는 세계인구가 거의 백억인에 이르기 때문이다. 백억인의 지구에 있어서 어메니티를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여기서 어메니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일부의 사람이나 계층, 지역, 나라, 사회, 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다. 발생하게 된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어메니티는 어디까지나 만민의 것이고 '만인의 어메니티'는 곧 '백억인의 어메니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메니티란 도대체 무엇인가. '백억인의 어메니티'라고 하는 표제를 풀어나가기에 앞서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말처럼 조금 오래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서 부터 들어가 보기로 하자.

 어메니티가 매우 번창했던 버블경제기(*일본의 경우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198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를 일컬음)가 가버리고 어메니티라는 말도 매스컴에서 거의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어메니티의 불이 꺼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013이제부터 소개하는 조금 오래된 사건들은 일부의 예에 지나지 않지만 20년전부터 싹트기 시작한 일본의 어메니티가 비록 떠들썩한 소리는 사라졌다고 할 지 몰라도 그것이 착실히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정중동(靜中動)의 상황하에서 축적된 어메니티의 수맥이 일본의 NGO(*비정부민간조직)에 의해 해외에서 분출해 폭발적인 어메니티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매스컴이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려진 것은 적지만 극적인 국제교류의 한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앞서 말하고자 하는 사건이라는 것은 어메니티의 종합연구를 지향한 시민단체가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 세이죠(成城)의 어느 가정에서 계속해온 홈렉쳐(가정강의)라는 어메니티 공부모임에 관한 것이다. 1985년 4월부터 3년간의 일이었다. 일본에 어메니티가 뿌리를 내리게 된 이면에는 이렇게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착실한 활동이 거기에 머물지않고 딴데서도 행해지면서 이와같은 지류가 번듯한 환경청의 어메니티 타운계획 등의 물줄기와 합류해 어메니티의 본류를 형성해 온 것이다.

 다음은 이 가정강의의 인간 다큐멘터리로 초등학생도 알 수 있도록 필자가 쓴 글이 있다.

 

014 어메니티를 둘러싸고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가지를 생각해 그것을 풍요롭게 하자고 모두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러한 다양한 사람들이 어메니티를 공부할 수 있도록 가정의 한 작은 방에서 3년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며 어메니티를 널리 퍼지게 한 이야기입니다.

 여기가 도쿄일까 할 정도로 숲 속의 맑은 물이 몇굽이 흘러내려가는 노가와(野川)의 가장자리에 있는 한 집에서 어메니티 이야기는 시작됐습니다. 매월 한차례 토요일 저녁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나이든 사람, 학생, 주부, 학자, 의사, 장관을 지낸 사람, 공무원,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외국인도 있었습니다.  창밖에는 반딧불도 날아들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여기서 공부를 하면서 '어메니티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마음씀'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이 지구에 있는 생물이나 모든 것에게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나는 간호사로서 모든 분의 생명을 구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려는 생명을 소중히 지켜나가는 일이 어메니티라고 생각합니다"

015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 전까지 환경청장관을 지낸 여성분이었습니다.

 듣는 사람들은 마루에 앉아야 할 정도로 아주 꽉찼습니다. 이날은 마흔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이어서 대학교수가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어메니티는 산업혁명으로 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살기 어렵게 된 도시를 살기좋게 만들자며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유럽에서부터 미국 그리고 세계로 퍼졌습니다"

 또 다른 한분이 말했습니다.

 "어메니티는 집, 따뜻함, 빛, 깨끗한 공기 등 살기좋은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어느 날의 얘기는  흰 수염을 길다랗게 기른 문화공로자(*문화향상에 '현저한 공적'이 있어 국가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람)인 경제학자가 이야기했습니다.

 "공해를 내뿜어 아이들의 놀이터를 빼았는 자동차가 늘어나는 데는 절대반대입니다. 어메니티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 학자는 먼 지역에서부터 짧은 운동복차림으로 조깅을 하며 달려와서 이렇게 말하고는 간담회가 끝난 뒤 밤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016 간담회는 늘 강사의 얘기가 끝나면 곧이어 시작됐습니다. 거기엔 모두가 한사람씩 돌아가며 어메니티에 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사람은 밤을 새워 토론했습니다. 도중에 소파에 기대어 자는 사람 곁에는 고양이도 함께 자고 있습니다.

 실습하는 날도 있습니다. 집앞의 냇물을 떠와서 검사를 합니다. 지도하는 사람은 대학교수이고 실제 검사를 해보이는 사람은 시민운동가인 아주머니였습니다. 팩테스트(*작은 튜브팩에 구멍을 내 물을 스며들게 한 뒤 일정시간후 비색표를 참조해 판별하는 간이수질측정방법) 라고 하는 손쉬운 방법이었습니다.

 다른 날에는 과학기술청장관을 막 그만 둔 사람이 말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서 풀꽃관찰하는 법을 배워 식물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커다란 발로 주의하지 않고 걸어다니다 보면 예쁜 풀꽃을 밟아 뭉게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주의해서 발밑을 보면서 걸으면 곳곳에 예쁜 꽃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일본에 어메니티가 충만하도록 합시다"

 여성만화가도 말했습니다.

 "저는 사람이 빙그레 웃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그림을 그려 사람을 웃게 만들고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만화가가 됐습니다. 어메니티지요"

 그렇지만 그런 웃음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괴로운 때도 있었습니다.  몇날 며칠 비가 내리지 않아 노가와는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흘러들어 오는 맑은 물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많은 잉어들이 괴로워하며 죽어갔습니다. 남은 잉어는 다른 큰 하천으로 옮겨졌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기도했습니다.

 "도와주세요"

 드디어 비가 내려 맑은 물도 냇물도 되살아나고 잉어도 되돌아왔습니다.  물가의 녹음도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어메니티가 되살아난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방을 닦고 모든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했던 그 집의 안주인이 중병이 들어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어메니티 공부모임은 그만두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퇴원후에는 옆방의 침대에 누워 어메니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수료식을 눈앞에 두고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은 눈보라가 휘날리던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60명쯤 되는 사람이 모여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018 3년간 모였던 사람은 1천명, 발표를 했던 사람만 70명이 넘었습니다.

 돌아가신 부인을 애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글을 모아 '느낌이 좋다'고 하는 의미인 '아모에니타스'라고 하는 문집을 출판했습니다. 어메니티라고 하는 단어의 원조격인 라틴어를 제목으로 한 것으로 모두가 어메니티를 확산시켜 갈 것을 글로써 다짐했습니다. 그후 여기서 공부한 사람들은 어메니티운동을 일본이나 외국에 점점 확산시켜 나갔습니다. 하얀 수염을 기른 그 문화공로자는 그 뒤 문화훈장(*문화발달에 '탁월한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되는 훈장으로 문화관계 표창으로는 최상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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