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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이야기] 6. 원전업계의 고질적인 ‘부실 비리 은폐’ 뿌리 뽑아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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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이야기] 6. 원전업계의 고질적인 ‘부실 비리 은폐’ 뿌리 뽑아야

창아 2017.11.29 22:34

[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이야기] 6. 원전업계의 고질적인 ‘부실 비리 은폐’ 뿌리 뽑아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29 21:06:27
신고리5,6호기공론화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와 더불어 현재 가동중인 모든 원전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검사가 절대 시급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핵없는세상 광주전남행동’은 지난 21일 증기발생기에 길이 11㎝, 너비 4cm 망치가 제작 때부터 들어간 채 가동돼 온 전남 영광 한빛4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월 중순 한빛4호기의 격납건물 철판 구멍과 콘크리트 부실시공이 드러난 데 이어 지난주 추가로 밝혀진 사실이라고 한다. 이들은 ‘미세먼지까지도 걸러내야 할 원전에서 11㎝ 망치가 발견됐다는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증기발생기 조기 교체를 하겠다고 했던 것은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증기발생기 내 금속물질이 진동 등 내외부적 요인에 의해 증기발생기 세관을 깨뜨리게 되면 위험천만한 방사선 누출사고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망치와 증기발생기를 납품한 두산중공업(당시 한국중공업), 격납건물 콘크리트를 부실시공한 현대건설, 사용 전 검사와 운영허가 심사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안위, 사업자인 한수원이 함께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이어온 것이라고 성토했다. 대책으로는 △진실 은폐하는 부도덕한 한수원 처벌 △안전관리 책무 못하는 원안위 즉각 해체 △증기발생기 교체 말고 영광한빛 4호기 즉각 폐쇄 △관련기관 진상조사 뒤 책임자 처벌 △광주시·전남도가 직접 나서 시민 안전 지키기 등을 요구했다.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원전 부실공사, 비리, 사고 은폐가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들려온다. 8월 18일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4호기의 증기발생기 안에서 길이 110㎜, 폭 40㎜인 망치 형태의 금속물질과 함께 길이 10.5㎜, 폭 7㎜의 계란형 금속조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망치형 금속물질은 증기발생기를 제작할 때, 계란형 금속물질은 예방정비 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문제는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이들 쇳덩어리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이다. 두께 약 1mm의 가는 관(세관) 8400개가 다발을 이루고 있는 증기발생기 세관은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냉각재가 순환하고 있어 증기발생기에 구멍이 나면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연결된 안전밸브를 통해 새어나올 우려가 크다. 지난 2011년 경북 울진 한울4호기에서도 계획예방정비 기간중 증기발생기 세관 1만6400여개 가운데 3800여개에서 균열 등이 발생해 교체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1996년 1월에 상업운전에 들어간 한빛4호기가 가동 20년만에 증기발생기 내에 망치 형태의 금속물질을 발견했다는 것은 황당하기 그지 없다. 마치 복부 수술을 한 환자의 뱃속에 수술용 가위가 그대로 남아있는 꼴이다.

이정윤 ‘원전 안전과 미래’ 대표는 ‘계속되는 원전의 안전문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아시아경제, 2017.8.16)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한빛4호기가 지난 20여년간 운전된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또한 1990년대 시공 당시 작업자에 의해 제보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무시된 사실도 밝혀져 충격을 더한다. 이러한 취약한 우리의 안전문화를 보여주는 은폐결과는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왔다. 공기준수를 위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으로 밀어부친 군사문화의 소산’ 이라며 ‘이처럼 결여된 안전문화로 건설된 오늘날 우리나라 원전은 심각한 은폐문제가 전국 원전에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동원전에 대한 설계, 제작, 시공 등 모든 면에서 은폐성 문제를 제대로 발굴하고 범부처적인 근본처방과 대책이 시급한 이유이다. 현재의 은폐성 안전문화라면 원자로용기 재료조차도 제대로 제작되었는지 의문시 되므로 모든 면에서 근본적인 의심부터 제기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수십년간 은폐되어 왔던 가동원전의 문제점에 대한 자발적 제보 캠페인을 즉각 시행하고 전면적인 안전 재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원전이 60년 뒤라면, 원전안전은 코앞에 닥친 발등의 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전의 부실·비리·사고은폐가 일본 후쿠시마원전 참사의 뿌리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도쿄전력의 사고은폐는 다반사였다. 후쿠시마원전사고 나기 10년 전인 2002년 후쿠시마원전 제1원전 1호기의 수증기건조기에 발생한 균열사고를 도쿄전력이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이 원전 제작사인 제너럴일렉트릭의 외국인 파견기술자의 고발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의 1면을 장식했고 2002년 8월 29일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쿄전력의 원전 정기검사기록에 무려 26건의 부정리스트가 제출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도쿄전력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걸쳐 후쿠시마1·2호기, 가시와자키가리와(柏崎刈羽)원전의 노심내 설계에 균열이나 그런 징조를 발견했음에도 검사작업기록에 부정을 행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조사 발표에서는 부정의 시기, 원전명은 발표하지 않았고 그해 9월 13일에 이르러 조사에 대해 잠정보고는 했지만 고발이 있은 지 이미 2년이 지난 시점이었고 그 뒤 9월 17일 도쿄전력은 회장 사장 부사장 고문 5명의 사임과 관계직원 35명의 처분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름과 소속을 명확히 하지 않고 감봉 엄중주의 수준으로 대부분으로 솜방망이처벌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은폐 버릇은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원전사고 당일에도 계속됐다. 지진 발생 5시간 반에 후쿠시마1호기의 노심용융이 시작됐고, 2·3호기까지 수소폭발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도쿄전력은 ‘연료봉은 부분적으로 노출되고 있지만 계속 냉각되고 있다’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결국 2개월 후 도쿄전력은 이실직고하고 자료 일부를 공개했지만 후쿠시마원전사고 초기에 신속한 대처를 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었다. 이처럼 부실과 사고은폐는 ‘안전불감증 풍토’를 나아 결국에는 중대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나라도 2012년 3월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은폐사건으로 원전 지역 주민들은 물론 온 국민이 분노했다. 2012년 2월 9일 고리1호기 발전기 보호계전기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전소에 직원의 부주의와 비상발전기의 결함 등으로 모든 전력공급이 12분간 중단되는 아찔한 사고로 원자로 냉각수의 온도가 36.9℃에서 58.3℃까지 상승하는 등 후쿠시마원전사고 초기단계와 흡사한 발전소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정전사고 자체도 문제이지만 귀 밝은 지역 시의원이 없었다면 이러한 사실이 감쪽같이 묻혔을 것이라는 점에서 원전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극에 달했다. 그것은 고리원전 제1발전소장의 조직적 은폐 기도, 한수원 사장의 상부 보고 지체, 원자력안전위원회 주재관의 감독부실 등 ‘원자력행정’의 무책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해 20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 차원에서 2~3개월에 걸쳐 고리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을 벌이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특별점검반이 현지에 와서 조사를 벌여 ‘기술적인 면에서 안전하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했지만 고리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민대다수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국민의 원자력행정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지난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원전참사에 이어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원전참사라는 초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은폐사건의 당사자인 당시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을 비롯한 5명의 간부들은 2013년 2월 과태료 300만 원 부과를 받는 선에서 정리됐다. 원전사고에서 가장 무서운 정보 은폐사고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전 은폐 및 비공개 사례는 아주 많다. 1984년과 1988년에 월성1호기 냉각수 누출사고가 있었음에도 1988년 국정감사 때까지 은폐됐다. 1995년 월성1호기 의 경우 방사성물질 누출사고가 1년 뒤에 보도됐다. 1996년 영광2호기에서 냉각재가 누출됐으나 몇 주 뒤 주변환경을 오염시킨 뒤에야 알려졌다. 2002년에는 울진4호기에서 증기발생기 관 절단으로 인한 냉각수 누출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단순 누설사고로 축소 은폐했다. 2003년 부안을 핵폐기장으로 정하기로 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후보부지 예비조사보고서’를 한 달간 미공개 하다가 TV 공개토론회에서 지적을 받은 뒤 공개했다. 2004년 영광 5호기에서는 방사성물질 누출이 감지되었으나 재가동을 강행했고 일주일간 은폐했다. 2007년 대전 원자력연구소에서 핵물질 3kg이 들어있는 우라늄 시료박스가 소각장으로 유출된 사건이 3개월이나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지만 분실된 우라늄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2005년 핵폐기장 주민투표 당시 부지조사 보고서가 4년간 은폐됐다. 2007년 12월 고리1호기 수명연장 허가 당시 안전조사 보고서 공개가 거부됐다. 2012년 11월 고리4호기 화재 때 화재경보기가 고장났으나 이를 은폐,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도 거짓 보고를 했다.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원전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났다. 2012년 7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신월성1·2호기와 신고리1~4호기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부품인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 관련 자료들이 위조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원전안전에 대한 신뢰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동안의 부품관련 비리유형은 돈받고 납품, 중고품 납품, 짝퉁부품 납품, 훔친 후 재납품, 품질보증서 위조납품 등이 있었는데 심지어 시험성적서를 발행하는 시험검증기관이 스스로 관련 자료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급기야 2013년 7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주) 김종신 사장이 원전부품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1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7년부터 약 5년간 그의 재임 기간 중에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믿고 신고리1·2호기 등에 ‘JS전선(電線)’의 불량부품을 납품받는 등 대부분의 ‘한수원 비리’가 일어났다. 2013년 9월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김 전 한수원 사장 등 97명을 원전 비리와 관련해 기소했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무죄를 제외하고 1심 판결문 기준으로 89건에 205명이 평균 1년6개월형의 유죄를 받았다. 그 중 시험성적서·품질보증서위조·변조가 29건, 뇌물공여·수수향응제공이 51건, 사기?횡령이 6건이다. 아직까지 원전비리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발표나 처벌에 관한 통계자료는 없다.

이러한 원전비리는 바로 원전부실공사와 연결되고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2014년 9월에는 고리4호기와 한빛2호기의 원자로 용접점검부위가 지난 30년간 엉터리로 관리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원안위는 고리4호기와 한빛2호기가 각각 앞서 만들어진 고리3호기와 한빛1호기의 설계도로 용접점검부위를 검사해 안전점검대상인 17개 부분 중 2개 부분을 30년간 점검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핵심 원전 기기의 안전점검이 30년 동안 엉터리로 진행해 왔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한 것이다.

   
일본의 전 원전기술자들이 후쿠시마원전사고 후에 내놓은 ‘참회록’
대부분의 선량한 원전업계 종사자는 지금까지 나름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왔을 것이다. 현재 원전업계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여지껏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에 이웃나라 일본에선 원전기술자들이 원전에 대한 참회록를 내놓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원전과 40년간 공생해온 GE기술자이자 도호쿠엔트프라이즈회장인 나카 유키테루 씨가 2014년 3월에 내놓은 ‘후쿠시마원전 어느 기술자의 증언-원전은 개도국의 기술이었다’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 나카 씨는 “나는 아슬아슬한 사태를 수없이 겪었다. 그 뒤 원전의 기술적인 개량이 진전되고 시스템은 안정돼도 기계의 예상밖의 열화와 조작실수 등으로 위험한 사태는 끝이 없었다. 현장에서는 후쿠시마원전의 쓰나미에 대한 약점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대책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에는 1974년 후쿠시마1원전 1호기의 경우 스테인레스배관에 부력 부식으로 균열이 발생했고 2호기 제어봉에 불량품이 발견됐으며 후쿠시마1원전 2호기에서 노심 이상 사고가 발생했고, 1989년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서 재순환펌프 사고가 발생했으나 뒤늦게 발각된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고 있다.

또 하나는 일본원자력사업(주)에 근무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 건설에 원자로계 펌프 열교환기 등 기구 구입기술을 맡았으며 2002년 퇴직한 원전기술자 오구라 시로(74) 씨가 2014년 6월에 내놓은 ‘전 원전기술자가 알리고 싶은 진정한 두려움’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오구라 씨는 ‘원전은 정말 기도 안 차는 괴물이다. 이처럼 복잡기묘한 원전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엔지니어는 이 세상에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35년간 현장에서 원전개발을 계속해왔던 이 책을 ‘유언’이라고 생각하고 ‘속죄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한다.

신고리5·6호기의 ‘위법·졸속 허가’ 건설로 국민의 불신을 사고 있는 원전업계는 진정한 의미에서 한번쯤 원전업계의 고질적인 ‘부실·비리·은폐’에 대해 반성문부터 써야 할 것이다. 원전업계의 이익 보전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 일단 건설되면 60년간 운영되게 돼 있는 신고리5·6호기, 그 60년간의 안전을 과연 지금과 같은 원전업계나 원전당국이 책임질 수 있을까.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급선무인 이유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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