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김해창의 희망 만들기

[기고] 경주·포항 지진, 원전은 정말 괜찮은 겁니까 /김해창 본문

분류없음

[기고] 경주·포항 지진, 원전은 정말 괜찮은 겁니까 /김해창

창아 2017.11.29 23:26

[기고] 경주·포항 지진, 원전은 정말 괜찮은 겁니까 /김해창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1-23 19:32:23
  •  |  본지 29면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이어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온 국민이 몸으로 느꼈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은 컸다. 그런데 사람들은 묻는다. “원전은 정말 괜찮아요?” 동해 남부 해안지역 18기 핵발전소를 반경 30㎞ 거리에 두고 사는 수백만 명 주민은 두렵다.

하지만 원전업계, 학계, 일부 보수 언론은 포항 지진 발생 이후에도 국내 원전이 규모 6.5~7.0 지진에 대한 내진설계가 돼 있어 절대 안전하다며 ‘원전 안전 신화’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일부 정치인은 이러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좌파적 사고’로 몰아붙이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규모 7.0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을까.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한반도의 지진 위험과 핵발전소’란 책에서 계기지진과 역사지진을 바탕으로 확률론적 추정을 한 결과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를 7.4까지 보고 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최대 잠재 지진 규모가 7.0으로 추산한다.

강진이 오면 과연 우리 원전은 문제가 없을까. 고리1호기를 건설할 당시인 1970년대 초반엔 양산단층대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경주지진으로 인해 고리와 월성원전 일대에 활성단층도 다수 분포하며, 이번 포항지진 단층은 그간 거론되지 않은 것이어서 더 이상 대규모 지진 발생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1970, 80년대 지어진 고리1~4호기 등 노후 원전은 규모 6.5를 견딜 수 있는 최대 지반가속도 0.2g 수준의 내진설계밖에 돼 있지 않다. 최근 한수원이 내진 성능을 신고리5·6호기의 경우 규모 7.4까지, 가동 중인 원전 24기를 규모 7.0에 대응하도록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있다.

이웃 일본 원전의 지진 대응 역사를 복기해보자. 1960년대 말, 70년대 초 건설된 후쿠시마원전은 지진학에서 ‘판이론(plate tectonics)’이 나오기 전으로 지진이 일어나지 않은 ‘지진 공백지대’면 된다고 원전 입지를 정했는데 그 뒤 일본지진예지연락회가 대규모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골라내 1978년에 ‘특정관측지역’ ‘관측강화지역’을 설정했지만 그 위에 이미 대부분의 원전이 들어서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5년 고베대지진 이후 원전 설계기준 재검토에 나서 규모 7.75에 견딜 수 있도록 기준을 변경했다. 2000년 규모 7.3의 돗토리현 서부 지진 때는 당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에서 발생한 사실을 발견하고 2006년까지 지진 안전관리규정을 재검토해 개정안을 발표했다. 2007년 니가타현 주에쓰지진 때 가시와자키가리와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소송으로 가동 중지 상태를 겪고 나서 2008년 이후 일본 원전은 600~1000Gal(0.6~1.0g) 정도의 지진동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 9.0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간과한 결과 2011년 3월 후쿠시마 대참사를 맞았다.

독일의 지진학자 에카르트 짐멜은 ‘동남아시아의 원전에 대한 지진의 위협(2002년 10월)’이란 논문에서 구텐베르크와 리히터의 연구(1954년)를 바탕으로 이 지역의 종합적인 지진 규모를 4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a) 규모 7.75~8.5 b) 7.0~7.7 c) 6.0~6.9 d) 5.3~5.9,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어디에 속할까? 정답은 b)이다. 물론 일본은 a)이다.

그런데 짐멜 박사는 원전이 있는 나라는 여기에다 일률적으로 규모 0.5를 더 더해야 한다며, 일본은 8.2~9.0, 한국의 경우 규모 7.5~8.2에 대응해 내진설계를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규모 6.0 이상을 상정하기는 커녕, 한수원이 지난해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 신청 때 활성단층 지도 보고서를 묵살하거나 왜곡된 자료를 제출했다는 지적이 국감에서 제기됐다.

과연 이래도 앞으로의 강진 발생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기우일까? 최근 SNS에서 나오는 “#그런데 다스는 누구 것입니까?”와 같은 해시태그운동이 원전으로 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 우리 부울경 주민들은 계속 물어야 한다. “#그런데 원전은 정말 괜찮은 겁니까?”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