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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19. ‘에너지혁신모델도시’ 미국 피츠버그를 다시 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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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19. ‘에너지혁신모델도시’ 미국 피츠버그를 다시 본다

창아 2017.12.12 00:56

[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19>‘에너지혁신모델도시’ 미국 피츠버그를 다시 본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2-04 15:08:17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남서부의 피츠버그시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살았고, ‘침묵의 봄’의 저자인 생태주의 학자 레이첼 카슨 여사가 활동했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2009년 9월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공해도시에서 창조도시·바이오도시로 거듭난 피츠버그는 2007년 도시평가에서 대학, 의료, 물가, 치안, 교통 부문에서 뛰어난 도시로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에너지혁신모델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피츠버그의 엘러게니강 주변 도심. 사진=김해창

 

1758년 세워진 피츠버그시는 인구가 40만 명 정도이지만 인근 9개 중소도시를 합친 ‘피츠버그 광역권’은 260만 명 정도 된다. 남북전쟁 당시 전략적 요충지였던 피츠버그는 19세기 이후 철강, 알루미늄, 유리산업 등 세계적 공업도시로 성장했으나 대기오염으로 시민들이 만성 호흡기 질환에 시달려 20여명이 사망하는 공해사건도 생겼는가 하면 1950년대 이후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한 때 ‘뚜껑이 열린 지옥’으로 공해도시란 오명도 함께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에 지역 상공인과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 대학이 피츠버그의 부흥을 위한 민관파트너십을 구축해 공해 탈출과 녹색문화도시 재개발에 성공했다. ‘창조도시’로도 알려진 피츠버그의 재생에는 지역 상공인들의 역할이 컸다. 피츠버그광역권 상공회의소와 지역시민경제단체 연합체인 ‘ACCD(앨러게니지역개발연합)’은 지난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초까지 10여 년간 불황으로 잃어버린 10만 여명의 일자리를 되찾고 공업도시를 문화상업도시로 바꾸는데 앞장섰다. 피츠버그에는 현재 바이엘, 파나소닉, 노바, 웨스팅하우스전기 등 세계적인 기업 70여 개사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의 전략산업은 생명과학, 의료기기, IT, 첨단 금속, 전자광학 등이다. 이들 기업 주변은 녹색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피츠버그는 활기찬 문화도시이자 ‘바이오도시’로 변했다. 하이테크산업을 비롯한 보건, 교육, 금융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개편으로 지역경제는 재생했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에서도 피츠버그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오히려 취업률이 높아갔다. 이러한 것이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09년 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뉴욕이 아닌 피츠버그를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계 최초의 녹색 켄벤션센터로 유명한 피츠버그의 녹색 건축물인 ‘데이비드 L. 로렌스 컨벤션센터’ 모습. 사진=김해창

 

피츠버그의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공해도시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도시의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피츠버그 문화 트러스트(Pittsburgh Cultural Trust: PCT)’의 존재이다. 1960년대부터 피츠버그는 공해도시 탈출을 위해 ‘제1, 2차 르네상스’ 캠페인에 돌입했다. 민관파트너십을 통해 도시 재개발에 나서 수질 대기오염 극복, 공공녹지 및 도시 경관 조성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오염됐던 도심 하천인 앨러게니강에는 20여 년 전부터 송어와 배스 등 50여 종의 물고기가 사는 맑은 강으로 변했다고 한다.

   

1920년대 엘리게니강을 중심으로 한 피츠버그시의 시가지 전경. 사진=일본 위키피디아

 

PCT는 이러한 ‘제1, 2차 르네상스’에 이어 도심지역을 ‘문화특구(Cultural District)’로 만들자는 운동을 추진했다. 1984년 비영리조직인 PCT가 만들어져 1987년까지 4300만 달러를 투입해 ‘문화특구 개발플랜’을 추진한 결과 중심가가 14개의 문화시설과 수목으로 가득찬 공원과 광장 그리고 상가가 들어선 ‘문화특구’로 변신했다. 문화특구에선 문화와 환경 그리고 경제의 통합을 볼 수 있다. 또한 중심가의 낡은 오피스텔이 아파트 주거지로 바뀌면서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이 있는 ‘직주근접형(職住近接型)’ 주택지를 형성하고 있다.

피츠버그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둥 가운데 하나가 지역대학이다. 피츠버그에는 피츠버그대학과 카네기멜런대학(CMU)이란 명문대학이 있다. 이러한 지역의 협력네트워크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청정에너지 혁명의 최전선이 되게 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한 가운데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 지도자의 기념촬영. 사진=일본 위키피디아

 

피츠버그시는 노후된 중앙집중식 시스템을 재건하는 대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기반의 소규모 전력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지역분권형 전력시스템은 구역이 정전될 때 언제든지 클린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이 도시는 이미 재생가능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분야에 1만3000명을 고용했다. 피츠버그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파리협약을 탈퇴한다고 선언해도 도시 차원에서 파리협약을 지지하고 있다. 구글은 피츠버그 캠퍼스를 만들어 직원을 배로 늘렸고, 우버는 자신들의 자율주행차 계획을 착수하기 위해 피츠버그를 선택했다.

피츠버그에는 또한 세계적인 녹색 건축물인 ‘데이비드 L. 로렌스 컨벤션센터’가 유명하다. 앨러게니강의 ‘레이첼카슨대교’ 인근 9번가에 있는데 이 센터는 ‘세계 최초의 녹색 컨벤션센터’로 유명한 친환경 빌딩이다. 2009년 9월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 컨벤션센터는 지난 2003년 9월에 개관했는데 부지가 약 12만㎡이나 된다. 이 건물이 그린 빌딩인 이유는 다른 컨벤션센터에선 볼 수 없는 ‘녹색기술’을 활용해 건립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자연 환기, 일광 센서, 일산화탄소 센서, 물재활용시스템 등으로 물 소비를 60% 절약하는 등 전체 에너지를 35%나 줄이는 시스템으로 설계된 것이다. 자연채광 지붕과 유리벽은 햇빛으로 온도를 자동조절하며, 전시공간의 75%를 자연 채광으로 하고 있다. 또한 앨러게니강에서 올라오는 자연 기류를 빌딩의 통풍이나 냉방에 활용하고 있고 페인트나 카펫 등에 유독화학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식품회사 하인츠식품의 피츠버그 본사 공장. 사진=일본 위키피디아

 

피츠버그시는 현재 그린빌딩의 산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피츠버그의 그린빌딩 건축기술은 피츠버그를 비롯한 서부 펜실베이니아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그린 빌딩 활성화를 위해 미 연방차원에서도 세금혜택 등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한편 피츠버그시는 2009년 8월 도심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출퇴근하도록 하는 ‘펜 에비뉴 프로젝트(Penn Avenue Project)’를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루크 레이븐스톨 피츠버그시장은 이 같은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는 도심의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중심에 놓고, 16~32 에비뉴에 이르는 시내 주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 피츠버그를 ‘자전거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교통신호에서도 자전거는 자동차에 우선하도록 하고,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중시하는 교통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한다. 피츠버그는 지금 녹색도시 만들기와 에너지혁신이 한창 진행중이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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